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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뇌경색으로 편마비 진단 받은 아버지 입원부터 재활치료까지의 과정 증상 간병비 입원비 실비보험 현재진행형입니다

by 실버482호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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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 담배를 즐겨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언젠가 탈이 나도 나겠다 싶었습니다. 아버지 나이는 56년생 만 66세입니다. 어느 정도 아버지 건강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제가 부양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누가 말을 한다고 듣는 사람도 아니어서 자주 왕래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는 별거 한지 오랜 상태여서 혼자 지내셨습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은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에 업무를 하였고, 퇴근 시간이 다다랐을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병원이라고 하더군요. 지금 아버지가 응급실에 오셨는 데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바로 와달라고 하시더군요. 퇴근시간이 거의 다다랐을 때라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이른 퇴근을 하여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아버지 증상은 당일 아침까지는 이상 소견 없으셨고, 당일 오후 집안에서 앉아 계시다가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데 힘이 없으셔서 쓰러졌고,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발음도 어눌해져 근처 동네 1차 병원을 내원하셨으나 의사분이 바로 대학병원 내원하시라 하셔서 응급실로 가신거라 합니다. 

도착하니 아버지가 응급실에 계신 게 보였고, 보호자는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코로나 검사 비용은 약 3만 원 정도가 지출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병원비 지출의 악몽이 시작됩니다. 이미 여러 검사는 받으신 상태였고 응급처치는 하신 듯 보였습니다. 응급실에 계신 간호사분께 환자 상태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뇌경색이시고 편마비 증상이 있으시다고 합니다. 제가 상태를 확인해 보니 혼자 서서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밥 숟가락도 들지 못할 만큼 힘이 없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움직이고는 싶지만 땅이 발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말씀은 하시고 대화는 가능하였지만 침이 질질 새고 발음도 많이 어눌하셨습니다. 보호자가 도착하여 입원수속을 하니 병실도 배정되었고 아버지는 여러 약물 주사를 꽂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병원 입원이 태어나서 거의 처음이라 그냥 평소처럼 출근하면서 왔다 갔다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저만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보호자가 직접 계시던지 간병인을 구하라고 하시더군요. 병원 1층에 편의점 정도는 아주 잠깐 다녀올 수 있지만 외출은 할 수 없고 환자와 24시간 붙어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보호자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간병을 했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지정 보호자 1명만 상주할 수 있고 면회는 금지, 보호자가 바뀔 때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 비용도 8~9만 원이라고 합니다. 늦은 입원이라 간병인 파견 회사는 업무 시간이 종료된 상태였고, 그 시각에 간병인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하루를 간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입원을 하다 보니 필요한 생필품들이 많았지만 누가 사다 줄 수도 없는 형편이었기에 씻지도 못한 채 하루를 버텨냈습니다. 병원 탓을 해야 되나 싶지만 병원은 치료의 의무만 있는지라 갑자기 입원을 해도 다른 여타 생활 물품들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더군요. 도움을 청할 가족이 없기에 간병으로 보호자인 제가 병원에 갇혀버리면 퇴원 이후를 준비할 수 없겠다 싶어 간병인을 열심히 수소문해 구해놓고 저는 병원 밖을 나왔습니다. 다행히 같은 병실 간병인분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중증 환자임에도 빠르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4남매, 5남매도 아니니 형제나 가족들 없이 이런 일이 생기면 정말 도움청할 사람이 없더라고요.  

*간병인은 병원에 상주한 간병인 파견회사들이 있습니다. 간호사분들이 연락처 공유해 주십니다. 

일단 저는 회사를 빠질 수가 없어서 출근을 했고 업무 시간 사이에 종종 뇌경색 증상, 뇌경색 보험, 기초수급신청, 재활병원, 요양원 입소 등을 검색하며 정보들을 모았고, 퇴원 이후를 준비했습니다. 아버지는 정확히 대학병원에 8일간 입원했고, 진료비는 약 150만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간병비는 8일 동안 90만 원이 나왔습니다. 간병비는 제가 직접 현금으로 입금해 드렸습니다. 간병비를 제외한 총병원비는 400만 원 정도가 나왔는데, 건강보험 혜택 적용으로 크게 감면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급여에서 건강보험 공제하는 거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새삼 우리나라 건강보험 혜택이 좋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병원비는 아버지께서 다행히 실비 보험을 들어놓은 게 있으셔서 120만 원 정도를 되돌려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병원비는 30만 원 정도 지출한 셈입니다. 보험이 없었다면 절망했을 것 같습니다. 약값이나 기타 잡비는 별도입니다. 

아버지는 퇴원 이후 집에서 보호해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입원 초기부터 요양시설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뇌경색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저는 마비가 온 사람이 다시 걸을 수 없다고 판단했고, 요양시설을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퇴원 시점에 다가왔을 때 아는 지인분께서 요양원 보내면 절대 안 된다고 재활병원을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뇌경색 환자는 발병 초기 3주~6개월 정도의 재활이 회복 골든 타임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 재활하면 돌아온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고 유튜브에 뇌경색 재활이란 키워드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정말 어느 정도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대학병원 간호사분께 문의해 보니 병원에서 재활병원 몇 군데를 소개해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3~4군데를 소개받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대학병원에 며칠 더 계시고 싶다고 하셨는 데, 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해서 퇴원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재활병원은 제가 자주 다닐 수 있고 비교적 가까운 재활병원 1곳을 선택해서 입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산정특례, 본인 부담금 상한제도,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등 자세한 상담을 해주셨고, 지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재활 병원으로 선택하였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있다고 하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위에 언급한 제도들은 아직 치료 초기인 저희에게 적용이 되었는지 체감하지 못해서 후에 다시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시국인지라 병원들은 아직도 면회 제한이 있습니다. 면회가 1주일에 1번 정도로 제한되다 보니 병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 적극적으로 물어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도 간호사, 요양보호사 분들이 환자가 잘 지내고 있다면서 가끔 연락은 주시고 계십니다. 물론 환자와 통화도 가능합니다. 

*재활병원에 입소해도 외래진료가 한 달에 1~2번 정도 진료가 있습니다. 외래 진료가 번거롭지 않도록 재활병원과 대학병원 사이 거리가 너무 멀지 않도록 정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외래 진료도 가족들이 직접 컨트롤해야 합니다. 재활병원에 입원한다고 가족들이 신경 쓸게 없어지는 게 아니더군요. 회사 빠지고 이러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3주가 지난 아버지 상태]

현재 아버지 상태는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응급실 입원 첫날에는 편마비 증상으로 서 계시지도 못하였는 데 
외래 진료 때문에 2주 만에 본 아버지는 분명 서 계셨습니다. 불안하긴 하지만 스스로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계십니다. 혼자 밥도 못 드시던 분이 불안하긴 하지만 분명 혼자 드십니다. 화장실도 누가 부축만 해준다면 볼일도 스스로 보십니다. 침이 질질 새고 발음도 어눌하였지만 지금은 발음은 예전보다 아주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빠른 입원, 적절한 조치, 약물 치료, 꾸준한 약물 복용, 재활치료 등이 합쳐서 상태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요양원에 보내버리려고 했던 제 생각이 틀렸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치료비 부담과 병원 내에서 답답함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고 나가겠다고 하셔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외래 진료 때 담당 교수님이 뇌경색 초기에 재활을 열심히 하셔야 어느 정도 돌아올 수 있으니 재활병원에서 열심히 하시라고 하시니 한 달만 더 있어보자고 하십니다. 본인이 좋아진다고 느끼니 더 있겠다고 하시는 거 같습니다. 

일단 보호자인 제 계획은 재활병원에서 6개월 정도 재활을 받으시고 어느 정도 돌아오셔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면 다행이고, 안되시더라도 장기요양등급을 받아 요양시설로 입소시키는 게 제 계획입니다. 일단 저에 생계도 있고, 도와줄 가족이 없어 제가 모든 걸 다 버리고 아버지 간병에 매달리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요양시설 입소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픈 본인이 제일 답답하겠지만 옆에서 돌보는 사람도 정말 힘들더군요. 이것저것 알아보고 챙기는 것이 정말 힘듭니다. 특히나 가족, 형제가 없이 혼자 하기에는 정말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듭니다. 저는 그나마 아버지가 예금 통장에 어느 정도 돈이 있으셔서 필요한 돈을 그때그때 충당했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제가 계산했을 테고 돌보는 사람의 경제까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입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들은 자식과 경제상황에 대해 미리 공유하고,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서로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보험을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놓으셨지도 미리 파악하셔야 보험금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막상 일이 닥치니 보험만 한 게 없습니다. 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실 뿐이지 정신적으로는 멀쩡하시기에 아직도 본인 재산 상황에 대해 알려주려고 하질 않으십니다. 그냥 있는 예금 통장에서 진료비로 조금씩 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 내역은 아버지 핸드폰으로 다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다 파악하고 계십니다. 물론 미리 말씀도 드렸고요.

아직 뇌경색 발병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재활치료 잘하셔서 조금이라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아진다면 제일 좋겠습니다. 앞으로 뇌경색 치료, 간병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틈틈이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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