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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리뷰플레이스

피자 치킨 전문점 하우스홀드의 추억

by 실버482호 202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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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 가게가 달린 단칸방에 온 가족이 살았던 적이 있다. 그 가게 옆 옆에 간판가게가 있었는데, 그 간판가게에서 매일 만들던 간판이 바로 하우스홀드였다. 그 때는 하우스홀드가 뭐하는 데인지 몰랐는데 어느 지방에 방문했을 때 하우스홀드 가게를 보고 피자와 치킨을 파는 곳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새로 이사온 아파트가 신도시여서 아직 인프라가 부족한데, 하우스홀드 전단지가 아파트에 붙어있길래 왠지 궁금한 마음에 주문해봤다. 배달비는 없었지만 다른 브랜드 치킨 피자보다는 훨씬 비쌌다. 그래도 그냥 그 때 추억이 생각나서 무작정 전화로 주문을 했다. 

그래 바로 저 로고다. 하우스홀드 로고. 그 간판가게 사장님은 매일 저 하우스홀드 간판을 만들고 계셨었다. 

나는 콤비네이션 치즈크러스트 피자와 후라이드치킨를 주문했다. 피자는 그냥 쏘쏘 맛있었지만 요즘 워낙 화려한 레시피의 피자들이 많이 나와서 그다지 큰 매력은 못 느꼈다.

옛날 90년대 스크린 팬피자처럼 피자도우가 매우 두껍고 피자빵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옛날 추억의 그 맛이 맞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요즘 워낙 다양하고 화려한 피자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서 가격적인 메리트나 맛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는 적었다. 

피자가격이 할인 없는 21,000원(콤비네이션 치즈크러스트피자)이어서 치킨을 주문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주문했다. 요즘 피자나 치킨은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많이 해서 날짜만 잘 맞추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데 하우스홀드는 그런 이벤트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 하우스홀드 추억소환은 마지막이다ㅎㅎㅎ

후라이드 치킨은 후추와 소금간이 잘 되어있는 클래식한 치킨이었다. 옛날 아버지 따라 호프집 가서 먹었던 추억의 후라이드치킨맛이다. 훨씬 크리스피하고 새로운 치킨들도 요즘 많이 있지만 가끔은 이런 클래식한 치킨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후라이드 치킨 가격은 17,500원이었다. 

피자와 치킨을 주문했더니 무, 핫소스, 피클, 치즈가루도 함께 동봉해주셨고, 콜라는 별도로 주문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치킨하고 피자를 같이 주문해서 서비스로 주신거 같았다. 


사실 맛에 대한 추억보다는 그 당시 간판가게 사장님을 봤던 나의 시선에 대한 호기심으로 주문했던 건데 오랜만에 옛날 생각나고 마음이 몰캉몰캉하더라. 그 때 나는 무슨 꿈을 꿨고, 어떤 미래를 그렸었는 지 생각이 나더라. 어렸을 때 내가 생각했던 미래처럼 당당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피자 한 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소한 날이 오래 가길 바래본다. 그 때는 돈 없어서 못 사먹었던 피자와 치킨을 이제는 그래도 먹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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